[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최근 4400만명의 환자정보가 유출된 사건을 두고, 궁극적으로는 의료영리화를 추진하는 기획재정부 등 정부의 잘못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노동조합은 지난 5일 이 같은 주장을 담은 성명서를 냈다.
먼저 노조는 이번 정보유출 사태에 대해 유감의 입장을 표명하면서, "국민들의 진료정보를 관리하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약정원을 비롯한 모든 진료정보 취급 기관들이 개인정보보호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장치가 마련됐어야 했다"며 "따지고 보면 해당 업체들도 문제지만, 결국 국민의 진료정보가 유출된 사태에는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상 공공기관은 직원이 개인정보를 열람만 해도 해고를 비롯한 중징계를 받고 있으나, 일반 사기업에 대한 정부차원의 제재조치는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노조 측은 국민의 주민등록번호와 병명, 조제, 투약내용까지 담긴 정보를 개인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팔았다는 것보다, 수년간에 걸쳐 이 같은 시스템을 방치해온 정부를 더 크게 꾸짖었다.
노조는 "시스템을 방치해왔던 정부의 무능이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민간에도 공공기관에 준하는 의무를 부여하고 끊임없이 관리·감독을 해야 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획기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2개월을 메르스 공포에 몰아넣은 것도 모자라 진료기록 무방비로 또다시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며 "기재부를 비롯한 정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서비스산업 규제 완화 명목으로 의료를 자본가들에게 개방할 생각을 접고, 국민을 위한 정보보호에 힘써야 할 때"라고 밝혔다.
한편 건보공단은 개인정보 무단 열람 및 유출과 관련해 수년째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고 있으며, 내부감사를 통해서도 이러한 사례들이 수시로 적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직원교육이나 처벌에 있어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해 국회의원들의 질타를 받은 적이 있으며, 실제 제출자료에서도 개인정보와 관련해 직원 해임건은 거의 없었으며 대부분 정직이나 감봉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