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신문 송성철 기자 | good@doctorsnews.co.kr
▲ 임강섭 보건의료정책과 사무관이 개인정보의 중요성과 함께 자율 점검을 신청하지 않은 요양기관에 대해 현장 점검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의협신문 송성철 |
정부가 개인정보 보호 자율점검을 신청하지 않은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회초리를 들기로 했다.
임강섭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사무관은 26일 중앙대병원에서 열린 '병원 의료정보화 협력 및 교류를 위한 발전포럼'에서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자율점검 신청기간도 연장했는 데 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은 국민의 개인정보를 소홀히 하고, 가볍게 여기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 사무관은 "자율점검을 신청하지 않았거나 5분 만에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무성의하게 체크한 요양기관에 대해서는 행정자치부와 함께 현장점검을 해서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율점검 신청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 대해서는 "집안에 도둑이 들었는 데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어떻게 들어왔는지 관심도 없다는 것 아니냐"며 미온적인 협조 태도에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14일 개인정보 보호 자율점검 신청을 마감한 결과, 전국 8만 4000곳 요양기관 가운데 88%(7만 5000곳)가 자율점검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요양기관 종별로는 종합병원급 이상 275곳(81.6%), 병원급 2750곳(82.3%), 의과의원 2만 5708곳(82.7%), 치과의원 1만 3917곳(83.9%), 한의원 1만 1970곳(87.6%), 약국 2만 405곳(95.4%) 등이다.
심평원은 12월 말까지 요양기관이 자율점검을 완료하고, 2016년 초에 점검결과를 확인해 보완토록한 후, 최종적으로 관리체계 수준을 확인할 계획이다.
임 사무관은 "5000만 명 국민 가운데 약 4300만 명의 개인정보가 흘러다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개인정보 보호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양기관에서 흔히 하는 실수가 별로 필요도 없는 데 개인정보제공동의서를 받아놓고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한 임 사무관은 "이제부터라도 이같이 흔히 할 수 있는 실수를 10개씩 모아 해결책을 제시하다보면 지금보다는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자의무기록 전문기관 보관관리 허용에 대해서도 "종이 차트의 종언을 알리는 것"이라며 "과도한 개인정보 보호 기준이나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문제 등은 협회를 통해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 김용학 행정자치부 개인정보보호정책과 사무관이 행정자치부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의협신문 송성철 |
'개인정보 보호 정책 현황'에 대해 강연한 김용학 행정자치부 사무관은 "2014년 8월 7일부터 정보제공 주체의 동의를 받은 경우에도 주민등록번호는 수집을 금지했고, 정부 부처와 지자체가 관행적으로 주민번호를 수집하는 문제도 개선키로 했다"며 "지난 7월부터 개인정보 불법 유통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몰수하고, 추징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관은 "내년 1월 1일부터는 주민등록번호 암호화를 의무적으로 도입키로 했다"며 "다만 경과기관을 두어 2017년 1월부터는 100만 명 미만의 주민번호를 보관할 때 암호화 조치를 해야 하고, 2018년 1월부터는 100만 명 이상의 주민번호를 보관할 때 암호화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법정 손해배상제도를 도입, 실제 피해액의 3배 이내에서 손해배상을 하도록 했다"고 밝힌 김 사무관은 "고의·과실이 없음은 기업이 입증하고, 피해액은 피해자가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개인정보 보호법 강화로 주민등록번호 수집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면서 질병 유병률이나 사망률 등과 관련이 있는 민간 보건의료연구가 전면 중단되고, 이미 수집한 주민등록번호도 내년 8월 16일 이전까지 모두 폐기해야 하는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 김 사무관은 "개인정보 보호법의 기본 원칙은 국민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주민등록번호의 유출을 막는 데 있다"면서 "주민번호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 사무관은 "민간연구가 위축되고, 중단되는 심각한 상황이라면 관련 학계의 의견을 들어보고, 보건복지부와 함께 대안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의료정보화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나가겠다"고 언급했다.